[사설] 대한민국의 약점

대한민국의 약점을 생각 및 분석해 본다.

전략론이나 병법서에서 나의 강점을 가지고 적의 약점을 친다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손자병법에서도 나오는 구절이 있다. 대한민국의 약점을 알아야, 또는 적어도 생각해 보아야, 적성세력 및 체제전복세력이 구사하는 다양한 전략전술의 이해와 의도를 이해할 수 있다. 그래야 그에 대한 대응책도 생각해 볼 수 있다.

1. 권력의 분산

대한민국의 권력은 분산되어 있다. 법률적으로는 입법, 사법, 행정의 권력이 헌법적으로 분리되어 있고, 정치적으로는 여당 및 야당으로 분리되어 있다. 사회적으로는 언론과 시민단체 등을 필두로 다양한 곳에 다양한 사회적 권력이 산개되어 있다. 문화권력과 예술권력도 다양하다. 대중매체나 대중문화의 권력도 권력이라면 권력이다. 대중과 사회에 대한 영향력이 무척 크기 때문이다.

다중통치체제인 민주주의를 교과서적으로 좋냐, 나쁘냐를 여기서 논하는 것은 아니다. 권력의 분산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냐, 바람직하지 않냐를 따지는 것도 아니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권력의 집중’과 ‘권력의 분산’, 그 자체에 대해 따져보는 것이다.

적성세력(適性勢力)은 ‘독재체제(獨裁體制)’이다. 비록 경제가 낙후되고 소규모의 자원이라고 하더라도, 독재가가 결심할 때, 결심한 곳에, ‘집중적으로’ 사용가능한 자원이다. 이러한 자원에는 단순히 경제적 자원 뿐만이 아니라, 특히 군사력 자원이 중요한 대목이다.

예전 왕정시대에도 어느 왕이 무엇 때문에 화가 매우 나서, ‘저기를 치겠다’며 군대를 끌고 나가면 그를 막을 힘이, 그를 막을 신하가, 그를 막을 시스템이 없었던 경우도 많았다. 전제군주 정치시스템의 특징이었다. 물론 일이 잘못되는 경우, 왕도 반란이나 배신, 체제전복 등을 통해 엄중한 책임추궁이 대상이 되거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대한민국의 권력이 분산되어 있다는 것은 특히 독재체제시스템에 비해서, ‘유사시(有事時)’ 신속한 국가적 의사결정이 힘들고, 국가자원 총동원 시스템이 가동되는 것이 어떠한 형태로 나타날지는 단언할 수가 없다. 흥미로운 점은 분산된 대한민국의 권력을 ‘더욱 다양한 형태로’ 분산시키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는 것이다. 겉으로 내세우는 그럴듯한 명분보다는, ‘권력의 분산’ 그 자체에 특정세력의 관심과 흥미가 있는 듯 보인다. 왜 그런지 그들의 진정한 의도(意圖)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 선거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불리운다. 선거의 정당성과 가치에 대해서는 (모두 아는 사실이기에) 여기서 재론할 필요가 없고, 그 단점, 특히 한국사회에서의 역작용을 바라본다.

민주주의의 중요한 가치이자 메커니즘인 선거제도는 중요한 사회적, 정치적 제도이다. 그러나 그것을 올바르고 정확하게 운영할 능력이 없는 사회, 그런 능력이 부족한 사회, 구성원이 권력행사를 올바르게 할 수 없는 사회, 견제와 감시 시스템이 명목상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없는 사회… 그런 사회에서는 선거는 장점이 아니라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민의(民意)가 선거에서 올바르게 반영되었는지도 분명하지 않고, 조작이나 왜곡의 시비가 항상 따라다닌다. 선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여론조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여론조사기관이 어떻게 운영이 되는지 분명하지 않다. 선거 자체에 대한 시비(是非)도 항상 제기된다. 한국사회는 선거에 대한 약점도 분명히 가지고 있는 사회이다.

3. 체제수호세력의 약함

체제수호세력이 약하다. 애국세력의 부진이 아쉽다. 대한민국과 한국사회를 지키는 세력이 약하다. 외적으로부터, 내부의 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겠다’고 하는 세력이 흐물흐물하다. 힘이 결집되지 않는다. 전략과 전술도 흐리멍텅하다. 내부적으로는 갈등과 반목도 잦다. 온갖 잡동사니들이 안보와 애국을 핑계로 자기들 개인욕심을 채우려는 것도 비일비재하다.

4. 체제전복세력의 강함

체제전복세력이 비교적으로 말해서, 체제수호세력보다 집요하고 끈질기며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물론 절대적인 수치로 그 우열(優劣)을 가려서 보여주거나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가와 사회가 지속적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누구의 힘이 센지는 간접적으로 추론해 볼 수가 있다. 그리고 체제전복세력이 적성세력과 연계되어 힘의 합산과 증폭이 나타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5. 주인의식이 약하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주인의식(主人意識)이 약하다. 한마디로 오너십(ownership)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한국의 오너도 없는 형편이다. 상대는 독재체제이고 모든 것은 독재자가 소유하고 결정한다. 따라서 주인의식도 엄청나게 강할 것이다. ‘모든 것이 내꺼’이기 때문이다.

주인의식이 없기 때문에, 즉 ‘내꺼’라는 의식이 약하기 때문에,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국가가 망가져도 ‘남의 집 불 구경’ 하는 듯 하다. 그중에는 여차하면 외국으로 도피하고, 도저히 안될 상황에는 ‘저쪽에 붙겠다’는 부류도 있을 것이다.

6. 한미동맹의 양면성

한미동맹의 대한민국 생존과 번영의 주춧돌이다. 그러나 그 양면성이 존재한다. 안보책임의 외주화, 안보최종책임의 아웃소싱이 되다 보니까, 안보최종책임에 대한 주인의식 부재와 맞물려,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어느 정도 수준까지 책임이 있는 것과, 완전히, 끝까지, 절대적인 최종책임을 지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모든 책임은 최종책임자가 지기 때문에, 안보의 최종책임을 대한민국 자체가 아니라 동맹국에 부여했기 때문에, 그만큼 장점과 혜택도 엄청나게 크지만, 빛이 있으면 그늘이 있듯이, 약점도 존재한다. 그것이 대한민국 국민성과 국민의식과 결부되어 안좋은 쪽으로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7. 지정학적 위치

국제정치에서 지정학적 위치가 매우 중요한데, 알다시피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는 운이 좋은 편이 아니다. 주변 4대 강국,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사이에 위치해 있다. 역사적으로도 대륙에서 신흥세력이 나타나면 한반도를 휩쓸고 다녔고, 바다 저쪽에서도 한반도를 향해 칼과 창을 들이밀기도 했다.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는 한국의 약점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 이런 말도 있지만, 가상적으로 한국이 국력이 신장해서 대륙과 해양으로 모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 오더라도, 주변 4대 강국은 지역파워가 아니라, 모두가 세계적인 강국들이다. 어쩔 수가 없는 부분이다. 불운이다. 한국의 운이 좋지가 않다. 적어도 지정학적 위치에서는.

8. 냉전구도의 붕괴

냉전시대가 종식되고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미국에 있어서 매우 저하되었다. 구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세계적인 차원에서 동맹국과 협력세력을 규합한 바 있다. 냉전구도가 붕괴되면서 한국의 가치가 예전같지 않다.

다만 새로운 국제질서 태동에 맞이해서, 한국은 자신의 새로운 전략적 가치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수요에 맞추어, 한국을 대중국 견제의 전초기지로 활용하라는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발신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중국견제라는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적극적으로 부응해야 한다.

9. 미국을 잘 모른다.

미국은 큰 나라이다. 한 개의 주가 어지간히 자잘한 국가보다도 더 큰 규모와 경제력을 가지고 있다. 50개의 주가 모여 연방공화국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을 쉽게 이해하려면, (쉽게 이해할 수도 없거니와) 한 개의 국가가 아니라 50개 이상의 나라가 모인 거대한 국가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이러한 거대한 국가의 질서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결국 법치(法治) 밖에는 대안이 없다. 미국에서 법이 가지는 엄중함은 다른 국가들과는 다르다. 법치붕괴 현상을 보이는 한국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것은 단순히 법치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라는 특성 뿐만 아니라, 연방공화국이라는 정치체제, 다인종 다문화 국가라는 사회문화적 특성, 영미법의 전통과 계수, 현대 자본주의 발달과 발전에 따른 첨단 현상에 대한 법률적 해석에 대한 수요, 첨단기술과 첨단제품의 미국으로의 집적 현상,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가진 이민자들의 미국으로의 이주 등 복합적인 상황으로 ‘법 말고는’ 미국이라는 거대한 국가와 사회를 다스릴 방법이 없어 보인다.

미국전문가들도 미국을 잘 모른다. 미국을 알면 알수록 말을 아끼게 된다. 무술 분야의 경우도, 원래 초심자들이 이리저리 큰 움직임을 보이고, 영어 분야의 경우도, 실력이 약간 생길 때 이리저리 움직임을 보이게 된다. 무술고단자나 영어 고수의 경우는 그러한 과정을 이미 오래 전에 거치고 졸업을 했기 때문에, 쓸 데 없는 움직임이 없다. 미국도 조금 아는 사람, 조금 겪어본 사람이, 이리저리 떠들고 다니고 요란스러운 움직임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미국이 워낙 크고 다양한 나라이기 때문에, 한마디로 규정될 수가 없는 국가이다. 빈수레가 요란하고 빈깡통이 요란한 법이다.

미국에 대해서 언론에 나와서, 사회적으로 발언하는 사람들이 사실은 미국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공중파나 종합편성방송에 나와서 미국에 대해서 해설하거나 분석하는 사람들도, 전문가가 아니라 아마추어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미국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점이 한국사회의 약점이다. 왜냐하면 미국은 초강대국이고 세계질서를 주도하며 재편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국가인데, 그 국가를 잘 모른다는 것은 약점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10. 가진 자들의 무책임성

대한민국 사회는 가진 자들이 무책임(無責任)하다. 부자들의 무책임성, 중산층의 비겁성, 기회주의 등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회와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도층과 가진 자들이 그의 특권과 소유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그 책임에 맞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서 가진 것은 있어도, 누릴 것은 있어도, 그 책임을 다하려는 가진 자들이 부족하다.

사회적으로 부유층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도, 경제적으로 그 지위나 형편이 낫다는 것이지, 사회적으로 지도층이라고 일컬을 수도 없는 사람들이다. 졸부들도 많고, 졸부답게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

11. 종북(從北), 종김(從金) 바이러스 느끼지 못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 세월을 풍미하고 있다(COVID-19).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누구도 자기 맨눈으로 볼 수가 없다. 너무나 작기 때문이다. 미생물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몇천배, 몇만배 더 위험한 것이 종북, 종김 바이러스이다. 한국사회 깊숙이 침투하고 뿌리잡은지도 오랜 세월이다. 한국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떠들고 조심하지만, 종북종김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무감각하다.

12. 정신 문명

한국의 정신문명(精神文明)의 토대가 취약하다. 경제적으로, 물질적으로 다소 밥술이나 뜨고 형편이 나아졌는지는 몰라도, 문명적으로, 정신문명적으로는 아직도 유아기(幼兒期)에 지나지 않는다. 세계적인 강국들은 군사력과 경제력을 필두로 강한 면모를 보이지만, 잘 살펴보면 정신문명도 상당한 강국들이다.

한국이 선진국이나 강대국으로 올라서지 못하는 것은, 단순히 경제력 규모가 아직 그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정신문명이 뒷받침 되지 못하는 물질문명, 경제발전은 기둥이 시원찮은 건축물이다. 유사시 외부 충격이나 내부 모순이나 갈등에 건축물이 흔들릴 수 밖에 없는 위험성을 항상 내포하고 있다.

13. 정신력

정신력(精神力)이 약점이다. 정신의 힘이 약하다. 북한이 물질적으로 한국보다 가진 것은 적을지 몰라도, 정신력의 분야에서는 한국을 앞지르고 있다. 압도하고 았다. 우세를 점하고 있다. 정신의 힘이 강해야, 최종 결판을 낼 수 있다.

한국은 위에서 살펴본 대로, 여러 가지의 약점을 가지고 있다. 상대는 이러한 한국의 약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며 공략하고 있다. 그것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략(戰略)과 병법(兵法)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저들은 현재 기본기(基本技)에 충실하고 있다. (끝)

[애국뉴스 사설] 2020년 6월 6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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