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정희의 고속도로, 김정일의 고속도로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 중의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 경부고속도로 사업이다. 그러나 일반대중들이 잘 모르거나 잘 느끼지 못하는 것이, 바로 김정일도 고속도로 사업의 업적이 있다는 점이다.

1968년 2월 1일 경부고속도로 착공이 이루어졌다. 그것은 당시 야당, 지식인, 언론의 맹렬한 반대를 뚫고 일궈낸 성공이라고 언론 등에서 언급된다. 경부고속도로 건설로 인해서, 전국이 1일 생활권으로 접어들었고, 물류 혁명을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70년대 한국의 산업구조가 개편됐다. 철강, 석유, 화학, 조선, 자동차, 전자 등의 중화학 공업단지가 건설됐다. 1970년에 포항제철이 기공식을 열었고, 논란을 뒤로 하고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됐다. 이러한 사업과 업적을 필두로 이러한 한국의 급속한 산업화 업적은 제2차대전 이후, 세계적으로, 특히 제3세계권에서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고 평가받는다. 그래서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운다.

그러나 한국의 업적과 성취는 주로 ‘눈에 보이는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산업분야가 된 자동차, 전자, 조선, 석유, 화학, 철강 등의 업종은 모두 눈으로 확인이 가능한 것이다. 물론 새마을운동의 정신이나 자주국방 의지확립 등은 무형적 자산이자 업적이지만, 대부분의 당시 성취는 눈에 보이는 것이고 눈으로 확인이 가능한 것이었다.

한편 김정일의 성취와 업적은 무엇인가? 그가 만든 고속도로는 무엇인가? 그의 고속도로는 눈에 보이는 것도 있지만,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결정적이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체제유지, 독재통치, 선전, 선동, 혁명, 세뇌 등이고, 한국에 대해서는 정치개입, 언론장악, 시민단체 접수, 사법 침투, 군대 침투, 경제 훼방, 사회 혼란, 대형 사건사고 유발, 간첩 침투의 고도화, 하수인들의 선거 당선, 국민의식 장악 및 고차원의 세뇌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핵무기와 투발수단 체계의 완성 및 고도화는 눈에 보이는 것도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도 있다.

김일성이 ‘무식한 방법’으로 전쟁까지 일으키며 남한을 정복하려 했다면, 김정일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방법’으로 남한을 접수하려 했다. 전략론에서 언급되는 용어는 이른바 ‘간접접근 전략(이론)’, 즉 간접적인 방법으로 한 사회와 체제를 접수 또는 흡수하는 전략이다. 무력공격이 아니라, 간접침투로 한 국가의 기반과 급소를 공략하는 것이다.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작업이기 때문에, 상황이 상당히 진전되기 전까지는, 일반대중들에게는 노출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김정일의 고속도로’는 안목이 있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업적과 성취이다. 일반적으로는 눈에 보이지가 않는다. 무형의 업적이다. 한국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고속도로와 산업분야만을 가지고 떠들지만, 전략가들의 시각과 분석에서는 무형 전력의 위력과 위험성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오늘날 ‘남한 붕괴현상’의 원인에는 이러한 무형의 간접 침투흡수 전략이 자리잡고 있다.

오늘내일 당장 나라와 체제가 망하지는 않겠지만, 언젠가 국가와 사회가 크게 흔들리는 날이 온다면, 그것은 반드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뿌리와 역사가 매우 오래된 것으로써, 쉬운 해결책이 있는 것도 아니다.

주로 눈에 보이는 고속도로를 건설한 박정희와 그 평가세력, 그리고 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고속도로를 건설한 김정일과 그 추종세력. 이 부분을 애국세력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끝)

[애국뉴스 사설] 2020년 6월 5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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